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제주 4.3 사건"을 되돌아보다.

총신대보
2022-05-07

출처_news1


 4월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4월 초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날’을 반드시 기억하고, 주시해야 한다. ‘그날’의 정확한 날짜는 4월 3일로, 국가가 국민을 학살했던 “제주 4.3 사건”을 가리킨다. 제주 4.3 사건(1947.03.01.~1954.09.21)이란 제주도에서의 무력 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아픈 역사를 부르는 말이다.

 한강 작가의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에 대한 역사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소설의 주요 인물은 과거 제주도민 학살 사건으로 인해 외상과 내상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아버지와 어머니, 부모님의 아픈 이야기를 서서히 들려주는 친구 인선, 이야기를 듣는 경하(화자)로 이루어진다. 경하는 오래된 친구 인선에게 지금 와줄 수 있냐는 문자를 받으면서 핵심 내용이 시작된다. 인선은 제주의 한 병원에 있었으며, 가구를 만들던 중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어,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인선은 곧 경하에게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해 혼자 남게 된 앵무새를 챙겨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에 경하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제주로 향했지만, 앵무새는 이미 죽어있었다. 경하는 추위의 후유증과 원래 앓던 두통 증상이 함께 오게 되어 잠시 인선의 집에서 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꿈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인선이 찾아와 부모님과 제주도민이 겪었던 고통을 들려준다.

 본 소설의 표지는 큰 눈송이 입자가 크게 그려져 있으며, 책 속 문장에는 겨울 제주의 ‘눈’이 계속 언급된다. 그리고 ‘경하가 인선의 집으로 가는 내용’을 통해 제주의 눈을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춥고 서럽게 묘사했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제주의 눈에 우리가 몰랐던 수많은 아픔과 눈물이 모였기 때문이구나’를 예측하게 해준다.

 한강 작가는 본 소설이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출간할 무렵 꾸었던 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한 문학동네 유튜브 채널 출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제주는 아름다운 섬이고 특히 햇빛이 눈부십니다”, “그 찬란한 오전에 그 말을 들은 순간의 아득함, 수십 년 전 당시 섬 인구의 십 분의 일인 삼만 명이 살해되었던 사건이 충격적인 실감으로 다가왔던 것을 기억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날의 기억과 그 꿈이 만나면서 쓰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작품을 쓴 동기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본 소설은 제주 4.3 사건이라는 하나의 역사를 돌아보게 해준다. 우리는 우리의 기억이 다음 세대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그로 인해 똑같은 아픔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윤한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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