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호 종교개혁 특집] 예상치 못한 비극이 일어났을 때

총신대보
2022-11-30

예상치 못한 비극이 일어났을 때

장유리(역사교육과 18)

‘이태원 참사’로 잘 알려진 ‘10·29 참사’는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 일대에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300명 이상의 압사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이다. 2022년 10월 29일, 2년 넘게 시행되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첫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국에 있는 1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태원으로 몰려들었다. 좁고 경사진 비탈길로 사람들이 밀집돼 일어난 압사 사고는 159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참사 이후 전 국민은 참담함을 금치 못하며 실의에 빠져 피해자를 추모했으며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었다. 참사의 원인으로 부족했던 사고 예방 대처가 대두되면서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논의되었다. 국민들은 미리 경찰을 배치하지 않았던 정부와 소방청과 서울시청, 용산구청의 늦은 대응과 참사 당시 “밀어!”라고 외치며 사람들을 밀었던 남자가 원인이라고 소리 높여 비난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거대한 비극 속에서 책임질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된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 용산구청 등의 간부들의 수사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자살을 선택한 간부도 있었다.

 

세상에는 종종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이 일어난다. 911 테러 사건, 굶어 죽는 아프리카 아이들,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되는 사람들. 하나님이 살아계심에도 왜 이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하나님이 선하시고 전지전능하다면, 모든 일을 주관하신 거라면 이 땅의 비극은 일어나면 안 되는 게 아닌가? 우리는 참극을 마주할 때마다 하나님께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묻곤 한다. 그리고는 번번이 그 이유를 알아내는 데 실패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이유를 알 필요는 없다. 크리스찬이 비극을 마주하는 태도는 그 원인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다. 참담하지만,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보내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바라시는 태도와 행동을 찾고 그대로 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양해야 하는 것은 비극의 원인 제공자를 밝혀내어 심판하고자 하는 일이다. 심판자는 오직 하나님뿐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익명 뒤에 숨어 누군가를 비방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은 성경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롬 12:17)

 

하나님은 원수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시고 악을 선으로 갚으라고 명령하신다. 가슴 아픈 일을 당할 때 원인 제공자에게 초점을 맞추기 쉽다. 하지만 크리스찬은 스스로에 초점을 맞추어 내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심판은 인간의 몫이 아니라 하나님의 몫이기에 하나님께 심판대를 올려 드려야 한다. 온 세상은 하나님의 심판대 아래 서 있다. 보이지 않지만 공의의 하나님은 분명히 악인을 심판하시고 죄값을 치루신다. 우리는 10·29 참사를 바라보며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누군가를 정죄하는 데 온 마음을 쏟고 있지는 않나? 정죄하는 대신 아픔을 당한 자의 슬픔에 함께 애통해하며 눈물로 기도하는 총신인이 되길 바란다. 죄와 아픔이 많은 세상 속에서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고 세상과 구별되어 그 어느 때든 하나님의 기쁨을 담당하는 총신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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